
ⓒmimi
이 공연은 강한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기보다는, 관객에게 말을 건네는 렉처 퍼포먼스에 가까운 형식으로 느껴진다. 뱀띠 예술가 아빠들이 언젠가 용이 되기 위해 승천의 날을 기다리며 품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이 공연의 중심을 이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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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품은 ‘이무기’라는 존재를 통해 기다림과 수행의 시간을 이야기한다.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단순하다. 마음을 다잡고, 해오던 일을 계속하고, 스승이 알려준 길을 성실히 따르는 것.
그러나 그 끝에서 만나고 싶은 ‘용의 모습’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.
어떤 이는 크고 화려한 모습의 용을 꿈꾸고, 어떤 이는 지금의 삶을 유지하며 사람을 돕는 존재로 살아가기를 바란다.
이 지점에서 공연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현실과 맞닿는다. 같은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, 그 꿈에 다가가는 방식과 속도는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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퍼포머들은 이러한 생각들을 자신의 삶과 엮어 무대 위에서 풀어낸다. 때로는 캐릭터의 얼굴로,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말을 건네며 장면을 이어가는 방식은 관객에게 부담 없이 다가온다. 그 솔직함 덕분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새어 나오는 순간들도 있다.
성악가, 퍼커션 연주자, 연주자, 무용수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퍼포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가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. 그 모습은 하나의 이상적인 성공담이 아니라, 계속 꿈을 이어가기 위해 여러 형태의 삶을 선택해온 과정으로 보인다.
이 공연은 정답을 말해주기보다는,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쉽게 비교하고 한 가지 모습으로 재단하고 있는지를 부드럽게 되묻는다. 그리고 묻는다. 이 기다림과 에너지, 이 희망이 조금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에 대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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